주례 없는 결혼식을 준비한다면 혼인서약서를 직접 작성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인터넷에 있는 문구를 조금 수정하면 금방 끝날 것 같지만 막상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담으려고 하면 생각보다 어렵다.
너무 진지하게 쓰면 낭독할 때 부담스럽고, 재미있게 쓰려고 하면 결혼식 분위기와 맞지 않을 수 있다.
무엇보다 신랑과 신부가 서로 다른 스타일로 작성하면 전체 흐름이 어색해질 수 있다.
그래서 문장을 쓰기 전에 먼저 형식과 길이부터 맞추는 편이 좋다.
1. 진지한 형식인지 편안한 형식인지 먼저 정한다
혼인서약서는 정해진 공식 문장이 있는 것은 아니다.
두 사람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약속하는 내용이면 충분하다.
다만 분위기는 먼저 정해두는 게 좋다.
차분하고 진지한 방식.
조금 유쾌한 방식.
둘이 번갈아 한 줄씩 읽는 방식.
한 사람이 먼저 읽고 다른 사람이 이어가는 방식.
형식을 먼저 정하면 실제 문장을 만들기도 쉬워진다.
평소 두 사람 성격이 밝은 편이라면 무리하게 감동적인 문장만 넣을 필요는 없다.
반대로 차분한 결혼식을 원한다면 지나친 농담을 많이 넣지 않는 편이 자연스럽다.
2. 길이는 실제 낭독 시간을 기준으로 본다
혼인서약서를 쓰다 보면 하고 싶은 이야기가 계속 늘어난다.
처음 만난 이야기부터 연애 과정, 앞으로의 다짐까지 모두 넣다 보면 A4 한 장이 금방 넘어간다.
하지만 실제 결혼식에서 5분 이상 긴 서약을 읽으면 하객 입장에서는 집중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문장 수보다 실제로 읽었을 때 몇 분 정도 걸리는지를 확인하는 편이 좋다.
두 사람이 합쳐 2~3분 정도면 충분한 경우가 많다.
완성한 뒤 휴대폰 타이머를 켜고 실제로 한 번 읽어보는 게 가장 정확하다.
3. 너무 많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넣지 않는다
두 사람에게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라도 하객이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내용이라면 분위기가 어색해질 수 있다.
둘만 아는 별명이나 사소한 다툼 이야기를 너무 많이 넣으면 의미 전달이 어렵다.
한두 가지 정도의 개인적인 특징을 넣는 것은 좋다.
예를 들어
“주말마다 늦잠 자는 당신에게 먼저 아침을 차려주겠습니다.”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서로 의견이 달라도 끝까지 이야기하겠습니다.”
이런 문장은 두 사람의 성격을 보여주면서도 하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4. 코엑스에서 웨딩홀 상담 시 서약서 낭독 순서를 확인한다
코엑스웨딩박람회에서 주례 없는 예식을 상담할 때 혼인서약서와 성혼선언 순서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물어보는 것도 좋다.
신랑·신부가 직접 마이크를 사용하는지.
별도의 단상이 있는지.
서약서를 들고 읽을 수 있는지.
사회자가 먼저 안내 멘트를 하는지.
이런 부분을 미리 알아두면 실제 원고 길이를 정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예식장의 기본 진행 순서가 있다면 그 안에서 어느 정도 변경 가능한지도 확인하면 좋다.
5. 약속은 구체적으로 쓰면 자연스럽다
“평생 사랑하겠습니다.”
“늘 행복하게 해주겠습니다.”
이런 문장은 의미는 좋지만 너무 많이 사용되어 조금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대신 실제 생활에서 지킬 수 있는 약속을 넣으면 훨씬 자연스럽다.
힘든 일이 있을 때 하루 안에 먼저 대화하기.
매년 한 번은 둘이 여행하기.
부모님께 자주 연락드리기.
상대방의 취미를 존중하기.
집안일을 한 사람에게 몰아주지 않기.
이런 약속은 거창하지 않지만 실제 결혼생활과 연결된다.
6. 한 사람만 재미있게 쓰지 않는다
신랑은 진지하게 작성했는데 신부는 처음부터 끝까지 농담 위주로 쓰면 분위기가 조금 어색할 수 있다.
그래서 각자 따로 작성하더라도 마지막에는 서로 원고를 한 번씩 보는 것이 좋다.
완전히 같은 톤으로 맞출 필요는 없지만 길이와 분위기는 어느 정도 비슷해야 한다.
특히 한 사람이 상대방을 놀리는 내용이 많다면 상대가 불편하지 않은지 미리 확인해야 한다.
결혼식에서는 많은 하객이 듣기 때문에 평소 둘만 있을 때 하는 농담과는 느낌이 다를 수 있다.
7. 종이는 실제로 읽기 편하게 준비한다
혼인서약서를 휴대폰으로 읽을 수도 있지만 화면이 꺼지거나 알림이 뜨면 당황할 수 있다.
그래서 종이로 출력해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글씨 크기를 너무 작게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본식 조명 아래에서는 평소보다 글자가 잘 안 보일 수도 있다.
줄 간격을 넓게 하고 문장을 짧게 나누면 긴장한 상태에서도 읽기 편하다.
한 장을 넘겨야 한다면 종이가 서로 붙지 않도록 두꺼운 용지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8. 리허설 때 한 번 소리 내서 읽어본다
머릿속으로 읽었을 때 자연스러운 문장도 실제로 소리 내서 읽으면 어색할 수 있다.
특히 한 문장이 너무 길면 중간에 숨이 차거나 어디에서 끊어야 할지 헷갈린다.
최종 원고가 완성되면 둘이 실제 결혼식처럼 서서 한 번 읽어보는 게 좋다.
이 과정에서
너무 긴 문장.
발음하기 어려운 표현.
겹치는 내용.
불필요한 농담.
을 줄일 수 있다.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미소가 나오는 정도의 문장이 가장 좋다.
마무리
혼인서약서는 잘 쓴 글을 발표하는 시간이 아니다.
두 사람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서로에게 약속하는 짧은 순간에 가깝다.
그래서 멋있는 표현을 많이 넣기보다 실제 두 사람다운 문장을 넣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길이를 너무 늘리지 않고 구체적인 약속 몇 가지를 담으면 충분하다.
인터넷에서 찾은 예쁜 문장을 그대로 가져오기보다 두 사람의 생활 습관이나 성격이 살짝 드러나는 내용을 넣어보면 훨씬 기억에 남는다.
결혼식이 끝난 뒤 다시 읽어봤을 때도 어색하지 않은 약속이라면 그게 가장 좋은 혼인서약서라고 생각하면 된다.
